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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9/24 미디어게이트 MG-100 사다. (6)
문화가 권력이 되는건 용납하지 않겠다.
그래서 난 영화를 다운받아 본다.

아주 비겁하다.

방화는 안보고 외화만 그러겠다고? 그래서 아까운 외화낭비안하겠다는 군사정권식 사고방식으로 변명하기에는 시대가 변했다.

돈 만원으로 보아를 만든다는 공익광고에 흔들리는 건 아니다.

영화로, 음악으로 먹고 사는 이땅의 피지배계급에게 미안하다.

나와 같은 노동자의 정당한 벌이가 자본가에게 한번, 그리고 나같은 도둑 문화향유자에게 한번 두번 강탈당하는게 미안하다.

그래도 난 절박하다.

프루나에 가면 돈주고 보기 아까운 영화들이 수만편 싸여있다.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비디오 빌리러 갈 300미터가 귀찮은 마당에 이건 악마의 속삭임이고 귀신의 농간이고 멜뀌아데스의 죽었다가 살아온 이유이고 일주일째 변비인 서초구 방배본동 조모씨의 설사조짐 같은거다.

마루에 공유기를 설치하고 랜선을 빼놓고 작은 방에 컴퓨터와 마루에 노트북과 같이 MG-100을 연결했다.

하루 정도의 인내만 갖는다면 난 내가 원하는 영화를 1080i로 업스캔 된 HDTV에서 5.1 채널로 유감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영화와는 느낌이 다르다.

문화가 권력의 편에, 특히 자본의 편에 서서 돈의 잣대대로 볼 수 있고 못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반대하지만 이런 문화훔치기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아직 고민이다. 이건 아마 아주 오랜동안 내 머릿속에서 고민해야 될 문제일거다.
Posted by ti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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